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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재단 26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등록일: 2014.11.25
 

제 26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아산상’ 안광훈 신부 등 9개 부문 26명·총 7억 3천만 원 시상


아산상 단체사진

 

안광훈신부 아산상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5일(화)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26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동고동락하면서 재개발지역 철거민과 저소득주민 등 빈자를 위해 헌신해온 ‘달동네 벽안의 신부님’ 안광훈(남·73세·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삼양주민연대 대표가 대상인 ‘아산상’에 선정되어 상금 3억원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지난 28년간 한센인의 치료는 물론 상처받은 마음까지 어루만진 삼산의원 김신기· 손신실 부부가 ‘의료봉사상’을 받았습니다. '사회봉사상'에는 11년간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무보증, 무담보로 창업자금을 대출해주고, 교육과 컨설팅, 지속적인 운영관리를 통해 소상공인의 실질적 자립을 도와온 ‘사회연대은행’이 선정되어 수상했습니다.
 

이밖에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며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분들에게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청년봉사상, 재능나눔상, 효행가족상, 다문화가정상 등 총 9개 부문에서 26명(단체 포함)을 선정해 총 7억 3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습니다.


 

<인사말 전문>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몽준

 

건강하신 모습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산상 수상을 축하드리고, 지난해 사회봉사상 수상자인 이정호 신부님 등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패티김 선생님도 오셨습니다.


오늘 11월25일은 아산재단을 설립하신 저희 선친의 생신이기도 합니다. 아버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오늘 시상식을 마련했는데, 수상자 여러분들의 모습을 통해서 저는 아버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올해의 아산상은 안광훈 신부님이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신부님의 여동생과 남편분도 뉴질랜드에서 와주셨습니다. 금년에 73세이신 안 신부님은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스물 다섯에 우리나라에 처음 오신 뒤 강원도 삼척과 정선, 서울의 목동과 삼양동에서 사목활동을 하시면서 달동네 주민이나 철거민 같은 어려운 이웃과 48년간을 함께 해오셨습니다.


안 신부님은 제가 들은 이야기인데요, 당신 묘비명에 “평생 자가용과 휴대폰 없이 살다 가다”라고 적으려 하셨는데 최근에 지역의 주민 한 분이  구형 폴더폰을 주어서 할 수 없이 갖고 다니신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충북제천의 성직자 묘역에 안식처를 마련해 놓으셨다고도 들었습니다. 


안 신부님은 1966년 한국에 오신 뒤 정선에서 근무하시면서 신용협동조합을 만드셨는데, 김태현 심사위원장님이 말씀하셨듯이 처음에 30명이 100원씩 출자해 시작한 것이 나중에 4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확인해보니 600억원으로 커졌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도 신협을 만드셨는데 그것도 100억원 규모라고 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안 신부님은 기업을 하셨어도 크게 성공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발전을 못하고 있는데, 안 신부님이 금융산업에 투신하셨더라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지금쯤 크게 발전할 수도 있었겠다 생각됩니다.


지난주에 신부님을 만나 뵈었을 때 “그동안 어려운 점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더니 “답답하고 화나는 일이 많았다. 어디 가면 거지 취급할 때도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녁이면 혼자서 밥을 해서 드신다고 하던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점도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봉사상은 부부의사인 김신기ㆍ손신실 원장님이 공동으로 수상하셨습니다. 두 분은 세브란스 의대와 전남대 의대를 각각 졸업하셨는데, 28년 동안 보통사람들이 접촉을 꺼리는 한센인 치료에 앞장서면서 그들의 병든 몸뿐 아니라 상처 입은 마음까지 보듬어 주셨습니다. 
김신기 원장님은 특히 7년 전 대장암과 심근경색증에 걸려 더 이상 진료를 할 수 없으셨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 몸이 회복되자 5년 전에 다시 한센인 마을로 돌아와 진료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80세가 넘은 고령에도 여전히 병원을 지키고 계신 원장님 내외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신기 원장님은 무릎이 아프기 전인 70세까지 축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지역의 축구클럽 회장을 맡고 계시다고 해서 저는 더 감명 깊었습니다.


사회봉사상은 사회연대은행이 받았습니다. 저소득층에게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체계적인 도움을 통해 자립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은행이지만 가장 따뜻한 은행이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김성수 이사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축하 말씀 드립니다.


김성수 이사장님은 연세가 적지 않으신데요, 어떻게 그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시나 했더니 젊으셨을 때 아이스하키 선수이셨답니다. 그때부터 몸에 밴 스포츠맨십이 지금의 적극적인 활동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인이 훌륭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하듯이, NPO나 NGO도 성공하려면 역설적으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안광훈 신부님의 신용협동조합의 성공사례, 김신기, 손신실 원장님의 봉사, 그리고 사회연대은행은 모두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취적 기상과 도전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신은 우리가 무어라고 이름을 붙이든 관계없이 오늘의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덕목입니다.


제가 소개해 드린 세분의 수상자 이외에도 오늘 이 자리에는 도움이 필요한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온 수상자들이 함께 참석하셨습니다.


상을 받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의 상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계시는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저희 재단이 우리 사회를 대신해 드리는 작은 성의라고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아버님의 뜻을 이어받아 저희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상을 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축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아산재단이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계속 정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축사 전문>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 이홍구


오늘 수상하신 여러분과 가족 여러분에게 축하한다는 말씀 하실 분들이 많을 텐데 제가 이분들을 대표해서, 또 감히 우리 국민들을 대표해서 축하한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을 제가 대표한다고 한 말씀은 오늘 이런 자리가 바로 우리 국민들, 우리 공동체가 함께 나누고 함께 도와서 사는 정말 뜻있고 보람 있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느끼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감히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까 우리 정몽준 이사장께서 오늘이 선대 회장의 생신이라고 했는데요, 오늘이 그분의 99회 생신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 아산재단에서 그분이 30여 년 전에 쓰신 수필을 나누어 주었는데요, 서울신문에 쓰셨던 ‘새 봄을 기다리며’라는 수필을 읽어보니까  그분의 생생한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인간이 자연을 잊어버리면 인간성 자체를 상실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계절이 어떻게 바뀌나,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나 그런 걸 자연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그 가운데서도 제일 강조하신 것이 ‘이 봄이 오는 것을 제일 반가워하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 힘없는 사람’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겨울이 추워서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봄을 기다리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선대 회장께서는 사업에 물론 바쁘셨지만, 계속 힘없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해보시지 않았나 이런 것을 다시 회상해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에게 인상이 깊었던 것은 사업하는 게 굉장히 바쁘고, 운명적으로 경쟁 속에 놓여 있어서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성직자들이나 공직자들처럼 나라를 위해서 일하시는 분들이 사업하는 사람들을 비판할 때마다 자라가 목을 움츠린 것 같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참 미안하게 생각하고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는 내용의 문구를 쓰신 것을 보고 이런 문장들이 그분의 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977년이면 우리나라가 아직도 어려웠을 때입니다. 그때 큰 기업인 현대건설의 주식 중에서 절반을 내놓았고, 아산재단을 설립하겠다는 큰 결심을 하시는데, 그런 결단의 배경을 그 수필 ‘새 봄을 기다리며’를 읽어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오늘날 그분 생각을 하면, 성직자는 제외해 놓겠습니다만,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이 오히려 반성해야 될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사실 우리 모두가 우리 스스로를 위해 자축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서로 도우며 공동체를 살리는 길은 아산 회장이 남기신 교훈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를 한자리에 모이게 해준 아산 회장께도 감사드리고, 오늘 좋은 상을 받으시는 여러분께도 특별히 축하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상소감 전문>

 

삼양주민연대 대표 안광훈 신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님, 이사진 여러분, 수상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에게 아산상 대상의 수상 기회를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서울시 사회복지대상을 시작으로 우리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도 인정받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이 상을 가난한 사람을 위한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이를 대신하여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브라질 사오 바오로의 교구장 Heldar Camera 대주교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면 사람들이 나를 성인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왜 가난하냐 물으면 사람들이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합니다.”

빈곤이란 것은 사회의 질병입니다. 완전히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면 빈곤의 원인을 알아내고 뿌리째 치료해야 됩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빈민사목 활동을 하는 저 같은 사람이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은 우리 사회가 성숙하고 있는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더욱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11월 3일 인천 남구에서 한 가족 세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 독거노인은 살던 집에서 쫒겨나게 되자, 국밥값을 봉투에 남기고 자살하였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송파구 세모녀 자살 등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두려운 일은 사회적으로 가슴 아픈 일에 우리들은 공감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돌보고 도와주는 것이 바로 예수님이 사셨던 삶이셨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심을 갖고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동네에서 가난하고 소외 된 분들에게 관심 갖고 지원활동을 하는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크든 작든 모두 소중한 활동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활동은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삶이 위대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별 일 아니기도 합니다. 먹고, 자고, 볼일보고, 이웃들에게 관심 갖고, 그러다 싸우기도 하는 생활입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인 생활이 무너지면 건강하게 살 수 없습니다. 가난한 이웃들과 생활하는 곳들이 활기를 띠고, 그 생동감이 그들에게 전달되어 삶의 희망을 버리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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