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포커스
제24회 아산상 시상식 개최 | 등록일: 2012.11.15 | ||
---|---|---|---|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 23일(금)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제24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 17년간 학교폭력으로 멍든 청소년들의 치유는 물론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온 ‘청소년 학교폭력 지킴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김종기)이 대상인 ‘아산상’에 선정되어 상패와 상금 2억 원을 수상하였습니다. 한편, 아산재단은 ‘기부자의 벽’ 제막식과 함께 아산상 시상식에 앞서 2013년 주요 사업보고 등을 의결하는 제105회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인사말 전문
건강하신 모습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아산상을 수상한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의료봉사상을 받은 강원희 선생님,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이호택ㆍ조명숙 내외분과 수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 말씀 드립니다. 시상식을 갖기 전에 복도에서 이번에 재능나눔상을 받으신 ‘영혼의 소리로’합창단의 지휘자 박제응 선생님을 만났는데, 오늘 시상식에‘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을 초대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좋은 의견은 미리 말씀을 해주시지…. 내년에는 꼭 합창단을 초청해서 영혼의 소리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겨울이 왔습니다. 겨울은 저 같이 젊은 사람에게도 힘든 계절인데요, 우리 경제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오늘 이런 시상식을 갖는 이유는 경제적ㆍ신체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자신은 혼자, 외톨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얼마 전 전남 고흥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소식을 모두 들으셨을 겁니다. 여섯 살 난 손자와 함께 살던 외조부모가 전기료를 못 낼 정도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답니다. 이런 경우에도 전열기 사용은 어려워도 전등은 켤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사실을 모르셨는지 전등 대신 촛불을 켜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만 화재가 나서 손자와 할머니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오전 11시에는 서울 아산병원에서 ‘기부자의 벽’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아산재단에 그동안 기부하신 분은 개인은 4,100여명이고 법인과 기업은 340여 곳입니다. 아산재단이 앞으로도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축사 전문
오늘 24번째 아산상을 수상하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이미 35년 전에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고 민간부문에서 새로운 복지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신 고 아산 정주영 회장님의 선견지명에 다시금 경외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리고 선친의 유지를 이어받아 이렇게 오늘의 수상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찾아내어 그 노고를 기리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아산재단과 정몽준 이사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과 배려와 헌신은 참으로 아름다운 가치들이지만, 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들입니다. 그것은 단지 좋은 뜻, 착한 마음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고된 노동을, 때로는 마음 아픈 상처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수상자 여러분은 수십 년 동안 그 활동에 헌신하고 계십니다. 우선 학교폭력의 치유 및 예방과 근절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신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님의 아산상 대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히말라야의 슈바이처’로 의료봉사활동을 해 오신 강원희 선교사님의 의료봉사상 수상과 외국인 난민과 탈북자의 인권보호활동을 해 오신 이호택, 조명숙 부부의 사회봉사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장애인들의 교육과 일자리창출을 위해 노력해 오신 한승완 사무국장 외 복지실천상 수상자 여러분과, 노숙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해 오신 자원봉사상 수상자 여러분,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 오신 청년봉사상 수상자분들, 장애인 합창단을 이끌어 오신 박제응씨 외 재능나눔상 수상자 여러분, 가족의 힘의 보여 주신 박지훈씨 외 효행·가족상 수상자분들, 다문화가족을 위해 애쓰신 이민정씨 외 다문화가정상 수상자 여러분들 한 분 한 분 모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실 저는 오늘 수상자 여러분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그저 자신의 시간 한 귀퉁이를 헐어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즐겁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사랑이 가득한 풍성한 삶을 가꾸어 가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시지는 못하셨을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 함께 나누는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주신 오늘 수상자 여러분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웁니다. 대학 행정을 담당하는 저로서는 학생들이 대학에서 경험하는 봉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경험이 학생들의 인성과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의 수상자들께서 실천하신 나눔과 섬김의 마음을 저희 학생들에게도 꼭 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오늘의 수상을 기쁘고 행복하게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상소감 전문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에 서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영광스럽고 감회가 큰지 모르겠습니다. 청소년단체가 이렇게 권위 있는 큰 상을 받은 일이 처음이기에, 그 영광과 기쁨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다만, 이번 수상은 우리 사회에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의 현실 또한 반영하기에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우리 청예단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볼 때, 가슴 벅찬 순간도 많았지만, 그 시작에는 가슴 저미는 아픔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랑하는 외아들을, 자살로 잃은 부모의 심경은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슬픔과 고통이란 단어는 너무 빈약합니다. 17년이 지났건만 부모의 마음은 지금도 그때와 똑같이 아픕니다. 사랑하는 우리 외아들이 심한 폭행을 당해서 아파할 때마다, 경찰을 찾아가 치안을 추궁하고, 전국의 청소년상담실에 전화해 상담 받고자 했지만, 저희를 도와줄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내 아들은 별다른 대책도 없이 그렇게 허무하게 갔지만, 그 아이가 남기고 간 게 무엇일까? 무엇이 내 아들을 그토록 힘들게 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부모가, 제 아들과 같은 불행한 학생이, 이 땅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시작한 첫걸음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이 일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에서 만난 학교폭력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했습니다. 두텁고 단단한 장벽을 두른 철옹성이었습니다. 그러한 학교폭력에 정면으로 맞선 지난 17년은 한마디로 고독하고 험한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단체의 존립 자체를 늘 걱정해야 하는 치열한 고독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감동스런 일들이 많습니다. 대개의 NGO가 그러하지만, 특히 우리 청예단이 하는 학교폭력과의 싸움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학교폭력은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는 선입관이 후원을 어렵게 했습니다. 2000년 초까지 ‘학교폭력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는 편견 때문에 교육부가 도움을 주기보다 오히려 우리를 힘들게 한 적도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학교폭력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교사, 청소년상담관련 전문가, 학부모 등, 연간 60여만 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지난 2004년에는 거리곳곳에서 47만 명의 국민서명을 받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을 주도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요청이 오는 학교에는 전문가를 파견하여 학교폭력 컨설팅, 피·가해자를 중재시키는 중재상담과 치료상담을 수행하는 등, 최첨단 상담기법을 도입해 학교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1년 반에 걸친 각고의 노력으로 UN의 특별협의지위를 획득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청예단은 UN 경제사회이사회에 학교폭력에 관한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조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빈곤한 제3세계 국가에 ‘어린이 행복도서관’을 지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시도하지 못한 일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둘째,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아이들의 영혼을 되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수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가 행하는 일의 가치를 믿고 지지하는 헌신적인 봉사와 후원의 손길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을 다른 차원에서 생각하면, 한마디로 사람과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가교 역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청예단은 정부와 기업이 할 수 없는 중요한 기능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약속과 가치와 자긍심은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수도, 실패할 수도 없는 명백한 이유이고, 또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우리 청예단 활동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재원 마련입니다. 오늘 아산사회복지재단에서 주시는 귀한 상금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상금은 사람이 재산인 우리 청예단에서 직원들과 자원활동가들을 교육시키고 학교폭력 피해자 대안학교를 만들기 위한 밑거름으로 사용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NGO의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것입니다. 교단을 포기하고 떠나는 선생님들이 많으십니다. 지방에서는 지방채를 발행할 정도로 이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교실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교육이 무너지면 국가의 미래도 무너집니다. 그런 중에도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교육의 가치를 위해 헌신하고 계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선생님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 노고에 감사드리는 ‘아름다운 스승상’을 제정했으면 합니다. 연간 약 9억 원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언론 및 교육당국과 협력해, 진정한 교육자를 발굴하고 세상에 알리고 그 내용을 보급하는 펼치고 싶습니다. 끝으로 우리 청소년의 문제는 결국 우리 어른들의 자화상입니다. 앞으로도 사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더욱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