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아시아의 지난 수십년간은 격동의 세월이였으며, 이 고난과 역경은 수많은 걸출한 영웅을 배출하였다. 타임지가 아시아판을 출간한 지난 60년 동안 이러한 특별한 사람들을 조우했던 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전과 전쟁터, 이사회실과 연구실, 그리고 공장과 영화 촬영장에서 타임지는 아시아 각국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수많은 영웅들을 만났다.
이런 영웅들로 인해 아시아는 60 년 만에 빈국에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모방자에서 개척자로의 변신에 성공하였다. 간디에서 루시니, 브루스 리(이소룡)에서 리카싱(아시아 최대 부호)에 이르기까지 - 이번 타임지 아시아판 60 주년 특집판은 이 모든 대변신을 가능케 한 65명의 영웅들에게 바친다.

정주영 회장의 '강철같은 의지'와 '하면 된다' 는 정신이 한국을 세계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
현대그룹의 창립자인 정주영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한 인물'이다. 정회장은 1960 년대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도로를 건설해 세계은행의 냉소적인 전망을 무색하게 했고, 유조선을 건조하고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처음 수출하는 등 경쟁회사와 투자가들이 '불가능하다'고 비웃던 일들을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해냈다. 아시아의 대기업가로서 정회장은 전쟁과 빈곤에 찌든 한국을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정회장이 창립한 기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업체, 자동차업체, 컴퓨터칩 제조업체 등 여러 업종에 분포되어 있다. 1970년대 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던 투자가에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그 일을 정말 해낼 수 있다는 걸 모르시오? 라며 불굴의 정신을 보여준 이도 정회장이다.
2001년에 작고한 정회장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기업의 총수가 되었다. 현대가 처음으로 유조선을 건조할 당시, 정회장은 하루에 15시간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여러분들은 5년 안에TV와 냉장고를, 15년 안에는 자동차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라며 직원들을 직접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회장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유신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과의 유착으로 가능했다는 얘기도 있다. 말년에는 독단적으로 변해갔으며 무모한 사세 확장으로 종국에 엄청난 부채와 금융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정회장의 현대 그룹은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분리되었다. 그러나 한국 경제사에 남긴 정회장의 업적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그는 전쟁과 가난으로 허덕이던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하면 된다' 는 강력한 의지를 불어 넣은 영웅이기 때문이다. 생전에 정회장은 확신은 각고의 노력을 창조한다' 라고 술회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기적을 낳는 열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