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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2
  • 부문 : 효행ㆍ가족상
  • 소속(직위) : 전남 나주
  • 수상자(단체) : 김덕순

언제 어디서나 정성을 다하는 손길

 

 

전남 나주에 사는 김덕순(57) 씨의 텃밭에는 채소와 화초가 풍성하다. 매일 텃밭을 돌보는 손길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텃밭 채소로 밥을 차려 가족의 배를 채우고, 집에 찾아온 이들에게는 직접 덖은 꽃차를 선물한다.

 

대가족의 장남과 결혼해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시부모 그리고 시동생, 시누이까지 챙기며 살아온 김덕순 씨는 33년 세월 동안 자신이 서 있는 어느 자리에서나 정성을 다해왔다. 자신이 가진 솜씨를 아낌없이 나누며 가족을 챙기고 이웃에 봉사했다. 

 

지금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성심껏 부양하고, 중학교 조리사로 일하며 600여 명 학생과 교직원의 점심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대를 이어 전해지는 가족 사랑

 

                              <가족들과 함께한 김덕순 씨(뒷줄 가운데)>

 

4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덕순 씨는 친정아버지와 친구 사이였던 시아버지의 중매로 남편과 만났다. 어머니는 딸의 고생이 보여 장남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만난 지 한 달 반 만에 결혼식까지 치르게 됐다. 김덕순 씨도 시조부모와 시부모, 3명의 시동생과 시누이까지 챙겨야 하는 맏며느리의 삶에 걱정이 앞섰지만, 친정아버지는 “닥치면 다 하게 되니,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결혼 후, 수출용 가방을 만드는 남편을 따라 서울 신림동에 자리를 잡고 바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시아버지가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남편과 다시 나주로 내려와 대가족 살림을 맡게 됐다. 

 

마을 향교의 전교(교장)였던 시할아버지는 엄격했지만, 나이 어린 손부인 김덕순 씨를 무척 예뻐했다. 한문책을 읽고 가르쳐 주기도 하고, 만날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덕순 씨는 시할아버지가 2000년 노환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곁을 지키며 부양했다.

 

젊었을 때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했던 시어머니는 20년 전 대장암 수술까지 받으며 건강이 악화됐다. 김덕순 씨의 정성 어린 간호로 건강을 회복했지만 뇌종양, 백내장, 이명증에 이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며 거동이 다시 힘들어졌다. 2021년에는 치아가 좋지 않은 시어머니를 위해 임플란트와 틀니를 해드렸는데, 틀니가 완성되기 전까지 6개월 동안 다양한 건강죽을 만들어 끼니를 챙겼다.

 

할머니를 극진히 대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란 김덕순 씨의 아들도 휴일이면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외출을 다닌다.

 

“가끔은 저보다 할머니를 더 살뜰히 챙기는 아들에게 우스개로 서운하다 하는데, ‘엄마 손자는 엄마한테 더 잘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하네요.”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 펼쳐

 

                              <제부도에서 가족과 함께한 김덕순 씨(뒷줄 오른쪽 두 번째)>

 

김덕순 씨는 2000년부터 여성 농업인들의 교류와 배움을 이끄는 생활개선회 활동을 시작했다. 생활개선회를 통해 한식조리사, 화훼장식 기능사, 스포츠 마사지, 한자능력시험, 종이공예 등 교육을 성실하게 수료하고, 지역사회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앞장서 재능을 펼쳤다.

 

또한 생활개선회 회원들과 ‘노·산·아(노인, 산모, 아기) 봉사회’를 결성해 월 2회 지역 내 치매 노인과 아동 복지시설에서 목욕과 미용 봉사 등을 적극적으로 이어왔다. 김덕순 씨는 지금도 생활개선회 회원들이 닮고 싶은 사람이다.

 

“생활개선회 활동 당시 비닐하우스 농사도 함께 했어요. 자격증 공부하랴 봉사하랴 일하랴 밤낮 바쁘게 지냈죠. 비닐하우스 작물이 죽을까봐 밤에도 머리에 랜턴을 쓰고 일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가장 열정적이고 재밌게 지냈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모두에게 보태는 정성 어린 손길

 

2010년 인근 초등학교에서 급식실 조리사가 필요하다며 생활개선회 총무였던 김덕순 씨에게 급히 연락이 왔다. 평소에도 음식을 만들고 베푸는 것을 좋아했던 김덕순 씨는 남편과 상의 후 고민 끝에 조리사로 입사해 지금까지 나주교육지원청 소속 조리 공무직으로 재직 중이다. 공무직 특성상 5년마다 학교를 옮겨야 하지만, 그때마다 동료와 선생님들로부터 계속 함께 있어 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2021년에는 동료들로부터 우수 평가를 받아 교육감 표창도 받았다.

 

김덕순 씨는 조리사 일을 하면서도 가족의 건강과 우애를 위해 부지런한 손길을 쉬지 않는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어떤 자리에서도 정성 어린 마음과 손길을 보태는 일에 주저함이 없다. 곁에 있는 가족들도 대가족이 살아오며 큰 갈등 없이 지내온 것은 모두 큰며느리 덕이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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