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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2
  • 부문 : 자원봉사상
  • 소속(직위) : 범물2동산울림봉사회 자원봉사자
  • 수상자(단체) : 강민정

작은 관심에서 시작한 봉사활동

 

 

강민정(64) 씨는 대구는 물론 전국 방방곡곡 어려운 일이 생기면 노란 조끼를 입고 가장 먼저 달려간다. 산불, 홍수, 지진 등 재난 현장의 초기부터 마무리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구호 물품을 전하고, 식사를 챙긴다. 초보 봉사원이었을 때나 20년 차가 넘는 베테랑 봉사자인 지금이나 늘 한결같은 모습이다.

 

강민정 씨가 봉사를 시작한 것은 가벼운 일상의 변화에 가까웠다. 당시 대한적십자사 대구광역시지사 회장이었던 강민정 씨의 시숙이 ‘봉사활동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했고 마침 아이들도 대학에 갈 무렵이라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다. 2000년 6월, 대한적십자사 봉사회에 가입하고 주변의 학부모들을 모아 ‘범물2동산울림봉사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헌혈한 시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다음 헌혈 시기를 알려주는 일을 담당했다. 전업주부로 20년 가까이 살림만 했던 터라 낯설 법도 한데,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 덕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장애인 활동 도우미, 무료 급식 지원 등으로 점점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가족처럼 이웃을 살피고 돌보는 일

 

                              <지역사회의 노인 가정을 방문한 강민정 씨(왼쪽 두 번째)>

 

“지나고 보니 22년이 되었고 2만 시간이 넘은 것이지, 봉사활동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가족을 돌보듯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찾아간 거죠. 무슨 일이든 순리대로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매주 찾아뵙고 있는데, 일부러 잘하려 애쓰지 않아요. 초반에는 서먹한 듯해도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하다 보면 어느새 서로 마음을 열게 되고 친해지는 거죠.”

 

강민정 씨는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두루 살펴왔다. 요양원이나 장애인시설 이용자들의 나들이를 돕는가 하면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삼계탕, 김치 등을 나누는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2005년부터 이어져 온 대구 두류공원과 달성공원 이동 무료 급식의 조리와 배식, 정리 등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이렇게 매주,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봉사활동 외에 전국 각지의 재난재해 현장의 구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는 사고대책본부로 출퇴근하다시피 하면서 소방대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으며,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는 바다의 기름띠를 제거하느라 애썼다.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2017년 포항 지진, 2019년 강원도 고성 산불, 2020년 대구 코로나19 확산 등 강민정 씨가 함께한 현장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이 많다.

 

작은 관심에서부터 봉사는 시작된다

 

<해외봉사 중 네팔 어린이와 함께한 김민정 씨>

 

강민정 씨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작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믿는다. 신문 기사 한 줄이 새로운 봉사활동을 기획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명절에 한복을 입고 싶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서 엄두도 못 낸다는 이야길 듣고 그럼 우리가 구해봐야지 싶더라고요. 주변에 수소문해서 입지 않는 한복 100여 벌을 모아 깨끗하게 세탁, 수선하고 동정도 새로 달아 전달했지요. 곱게 한복을 입은 사진과 함께 감사 편지를 받았는데 참 뿌듯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주변 봉사원들끼리, 나중에는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대구광역시협의회로 규모를 확대했어요.”

 

강민정 씨의 이런 추진력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었고, 범물2동산울림봉사회 회장을 시작으로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수성구지구협의회와 대구광역시협의회 회장을 거쳐 전국협의회 회장으로 이어졌다. 1985년 전국협의회가 결성된 이래 최초의 여성 회장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의 봉사원을 이끄는 수장의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임기를 마친 지금, 평범한 봉사원으로 돌아가 묵묵히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원으로 활동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작게나마 세상을 밝히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원은 만 77세가 되면 은퇴를 하는데요, 그때까지 제가 찾아뵙는 독거노인들과 따뜻한 식사와 정을 나누면 좋겠어요.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복지관에서의 활동들도 계속할 것이고요.”

 

어디선가 누군가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하면 노란 조끼에 먼저 손이 간다는 강민정 씨. 그 덕분에 오늘도 힘든 세상 속 희망의 씨앗이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환하게 주변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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