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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2
  • 부문 : 복지실천상
  • 소속(직위) :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 교정사목부 전담수녀
  • 수상자(단체) : 김태숙

교도소 수용자들의 가족이 되어주다

 

김태숙(65) 수녀는 매일 오후 교도소에 간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대전교도소, 화요일은 공주교도소, 수요일은 격주로 홍성교도소와 논산교도소를 번갈아 다녀오고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 한 번이라도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겠지만 김태숙 수녀에게는 일상과 다름없는 일이다. 벌써 17년 째 이 일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사회복지 공부 후 교정사목 활동

 

                     <교정사목부 직원들과 함께한 김태숙 수녀(앞줄 왼쪽 두 번째)>

 

김태숙 수녀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거룩한 말씀의 회’ 수녀회에 입회했다. 대전에 위치한 ‘거룩한 말씀의 회’ 수녀회는 1964년 한국인 수녀가 창설한 국내 최초의 수녀회로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사목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군과 교도소 사목을 오랫동안 해왔다.

 

김태숙 수녀는 수녀회 입회 후 여느 평범한 수녀들처럼 여러 성당을 다니며 선교 활동을 해왔으나 사회복지 활동에 관심을 갖고 대학에 진학하여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05년 대학 졸업 후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 교정사목부에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정 사목 활동을 시작했다.

 

성직자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3년에서 5년 정도 주기로 근무지를 순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김태숙 수녀는 2005년 이후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 첫 부임 시 함께 근무했던 전담 신부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수용자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꺼내놓지 않습니다. 수용자들이 수녀님을 많이 따르니 조금 더 오래 있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대전교도소의 경우 장기수, 무기수의 비율이 높은 곳이다. 조금 마음을 열만하면 수녀가 바뀌다보니 장기수들의 경우 마음을 굳게 닫고 열지 않았다.

 

전담 신부의 간곡한 부탁으로 김태숙 수녀는 한 번 더 이곳에 남기로 결정했고, 그것이 두 번, 세 번이 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졌다.

 

수용자들이 새로운 삶을 찾도록 돕다

 

                                       <대전교도소 교도관과 함께한 김태숙 수녀>

 

교도소에 가면 미사 봉헌을 준비하고 미사 전후로 수용자들과 상담을 하면서 이런 저런 교도소 생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교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일정 교육 시간을 거치고 나면 매년 성탄절에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한 수용자의 경우 교리 교육 시간이 부족해 세례를 받지 못할 상황이었다. 출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오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면 다시 성당을 찾아 세례를 받는다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김태숙 수녀는 신부에게 특별히 부탁을 하고 수용자에게도 더 열심히 교리 공부를 하도록 응원하면서 결국 출소 전에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수용자는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찾았고 드론교육 회사를 차려 든든하게 자리를 잡았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잘 된 사람들을 볼 때면 김태숙 수녀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쁜 마음이 든다.

 

자식을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

 

교도소 출소 후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 출발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어려운 상황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몇 달 후 교도소로 재수감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미우나 고우나 늘 연락을 해서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우리가 소홀했구나 하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김태숙 수녀는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사람들에게도 계속 연락해서 그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 명절 때면 일일이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모여서 함께 식사도 하고 선물을 보내면서 격려하기도 한다.

 

“전화 통화를 하다가 목소리가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꼭 불러서 일을 시키기도 하고 용돈을 쥐어주기도 합니다.”

 

교도소 사목을 하다 보니 후원금을 모으기도 어렵다. 다른 좋은 곳도 많은데 하필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후원을 하느냐며 후원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출소 후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긴급 생활비를 지원해주기 위해 직접 만든 로션도 팔고, 겨울이면 유자차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또 수용자 가족에게도 깊은 관심을 갖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수용자 자녀에게 접견 시 교통비 등을 지원해 부모와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용자들은 김태숙 수녀를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결같이 가족처럼 대하는 김태숙 수녀 덕분에 수용자들은 내일의 희망을 가지고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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