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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4
  • 부문 : 효행ㆍ가족상
  • 소속(직위) : 대구
  • 수상자(단체) : 이재동

가족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합니다

 


형이 세상을 떠나며 남기고 간 두 조카와 세 명의 친자녀, 아픈 어머니까지 사랑으로 품었다. 그동안 혼자 몸으로 부모, 삼촌, 자식 역할까지 해낸 이재 동(63) 씨는 혼자 여섯 명의 가족을 부양하면서도 오직 가족을 위해 무언가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여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다


1980년 이재동 씨의 형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막 돌이 지난 큰 조카와 젖먹이 둘째 조카를 남겨둔 채였다. 어릴 적부터 동생을 살뜰 하게 살폈던 형을 생각하며 차마 조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조카들에게 “삼 촌이 지켜주겠다”라고 약속한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생활비와 두아이의 학비로 보탰다.


이재동 씨도 1987년에 가정을 꾸리고 세 자녀를 얻었다. 하지만 부모와 조카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변함없었다. 2002년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이재동 씨는 혼자 남은 어머니와 조카, 자녀들을 위해 하루 두세 시간 쪽잠을 자며 음식점에서 일했다.
“자려고 누웠다가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내가 왜 모든 굴레를 써야 하나?’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금방 마음을 바꿨습니다. 내가 이기적인 마음을 품으면 가족이 제일 힘들어진다는 걸 일찍 깨달았으니 까요. 내가 중심을 잡아야 했어요.‘가족에게 뭐라도 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거야’하고 스스로를 다독였죠.”

 

<가족들과 함께한 이재동 씨(왼쪽 다섯 번째)>

 

어머니 봉양과 지역 봉사활동


아이들이 성장하자 이번에는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요양병원에 입소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가족 곁에 남기를 바랐다. 이재동 씨는 스스로 간병인을 자처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보살펴야 하니 예전처럼 밖에 나가 경제활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과거 농사짓던 땅을 보상받은 돈이 있었다. 이재동 씨는 그돈으로 국밥집을 차리고 16년 동안 어머니의 식사를 챙기고 대소변까지 받아냈다.

 

“사람들이 ‘남자 몸으로 어떻게 긴 시간 어머니 병시중을 들었느냐?’라고 물어 요. 그럼 저는 ‘부모님도 나를 씻기고 밥을 떠먹이며 키우셨는데, 자식은 왜못하느냐?’라고 답하지요. 힘들었지 만, 오히려 저는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서 뿌듯했어 요.”

어머니를 돌보는 동안에도 이재동 씨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살폈다.


현재도 그는 대한적십자사 무태조야동 사랑봉사회 소속으로 소외계층 무료 급식 봉사, 도시락 전달, 물품 기부, 환경정화, 재해 구호 등 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 대구향교에서 2014년부터 전례연구원, 2019년부터 청소년 대상 인성교실 및 충효교실 강사로도 활동한다. 대한적십자사 대구광역시지사 3대 기부 프로그램인 ‘가문의영광’에 자신과 딸, 손주 이름으로 십 년째 기부도 하고 있다.

 

<자녀, 손자와 나들이 하는 이재동 씨(오른쪽 첫 번째)>


가까운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다


홀몸으로 여섯 식구를 부양하며 어머니가 별세하기까지 정성을 다했고, 조카 둘과 세 자녀 모두 대학 공부까지 시켰다. 거기에 틈날 때마다 이웃을 위해 봉사도 했다. 이제는 자기 삶에서 무엇 하나 자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등록금 고지서를 몇 장씩 들고 가면 은행에서 놀랐어요. 이 많은 아이 뒷바라지를 혼자 어떻게 다 하느냐고요. 아이들이 잘 자라줬다는 자부심, 그 자랑 덕분에 저도 버틸 수 있었죠.”


이재동 씨의 좌우명은 “내일은 해가 뜬다”이다. 살면서 그는 이 말을 더 굳게 믿게 되었다. 자기 인생이 바로 증거이기 때문이다. 향교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이재동 씨는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 그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진다”라고 삶의 지혜를 전한다. 가족과 이웃을 섬긴 이재동 씨의 40년 인생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을 향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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