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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 시상명 : 아산상
  • 년도 : 2024
  • 부문 : 사회봉사상
  • 소속(직위) : 김혜경 이사장
  • 수상자(단체) : 지구촌나눔운동

지구촌 가난한 주민들에게 자립의 희망을 전하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진출한 한국 대형마트에서는 2020년 7월부터 현지어로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 ‘자르갈란트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울란바토르 인근 유목민 마을인 자르갈란트에서 생산한 우유다. 몽골 현지에서 주민들이 생산한 우유지만, 그 뒤에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한국의 국제개발NGO인 지구촌나눔운동이 2002년 자르갈란트 지역에서 시작한 ‘가축은행’사업이 제품화로 결실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가축은행은 현지 유목민이 젖소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저렴하게 대출해주고 구입한 젖소로 우유를 생산해 얻은 수입으로 대출을 상환하도록 한다. 18개월간 대출금을 전부 상환하면 젖소는 유목민의 소유가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유목민 주도로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자르갈란트 우유가 한국 대형마트에 납품된 것이다.

 

“가축은행을 통해 소득이 높아지면서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주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출을 갚고 소를 키워냈기 때문에 스스로 자립했다는 자존감도 갖게 됐고요. 대부분의 원조사업은 운영하는 단체가 손을 떼면 사업이 잘 안되는데, 자르갈란트 지역은 지구촌나눔운동이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새로운 활동을 만들어내고 마을에 필요한 시설도 짓고 있어요. 이처럼 개발협력사업은 원조나 구호활동이 아니라 현지인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촌나눔운동 김혜경 이사장의 말이다.

 

<지구촌나눔운동의 암소은행에 참여한 베트남 현지주민>

 

 

암소은행으로 4,000가정의 자립 기틀 마련


지구촌나눔운동은 세계 각지의 빈곤 문제해결을 돕기 위해 1998년 설립됐다. 설립과 동시에 베트남 하노이시 탕와이현에 현지사무소인 ‘한베협력센터’를 열고 저소득 주민들의 직업훈련과 지역개발, 민간교류사업 등을 진행했다. 지속가능한 빈곤 극복 방법을 모색하던 중 베트남 농가 부가수입의 약 70%가 축산을 통해 발생하는 점에 착안해 가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규모 농가에서 암소는 밭일을 돕고 퇴비를 제공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새끼를 낳아 재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지구촌나눔운동은 한화 약 100만 원에 해당하는 암소 구입비를 1% 금리로 대출해주고, 3년 후 대출금이 상환되면 이를 다른 농가의 암소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순환형 소액대부사업인 ‘암소은행’ 사업을 진행했다. 무상 지원이 아니라 대출형식으로 지원해 주민의 의존도를 줄이고, 회수된 대출금을 다시 다른 농가에 지원해 가급적 많은 주민이 암소은행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암소은행 사업으로 베트남의 영세농민, 장애인 등 약 4,000가구에 5,200마리의 암소를 지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은 가난한 농가의 자산과 소득을 증대하는 지구촌나눔운동의 대표사업이 되었다.

 

이외에도 2006년 베트남 하노이시 내에 ‘한베장애인재활센터’를 설립해 고엽제 피해 장애인 등의 재활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하노이시 외곽에 위치한 소외지역 학교에 컴퓨터실을 설치하고 기자재를 지원하는 등 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장애인 인권이 낮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자립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지뢰 피해를 입은 베트남 장애인들에게 의수, 의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는데 우리 활동을 신뢰한 베트남 정부에서 장애인센터를 요청하여 설립하게 됐지요. 우리의 아이디어뿐 아니라 현지 필요에 맞춰 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젖소 지원, 유제품 상품화, 축산교육 등 몽골 축산업 발전에 기여

 

2002년부터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 자르갈란트 지역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몽골 정부의 축산 장려 지역이었던 자르갈란트는 주민의 80%가 최저임금도 벌지 못할 정도로 낙후한 지역이었다. 1999년과 2000년에는 혹독한 추위와 폭설로 가축이 폐사해 유목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자르갈란트 지역의 가난한 유목민들에게 젖소를 지원하는 ‘가축은행’ 사업과 더불어 건초와 사료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료은행’ 사업을 함께 펼쳐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여기에 더해 우수품종 젖소의 인공수정과 착유기 등 기자재 지원, 축산농가 사료공급을 위한 공동농장 조성, 유제품 생산 공장 증축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가공·포장·유통·판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체계를 구축해 몽골의 축산업 발전에 힘썼다. 2023년부터는 연면적 1,500㎡, 2층 규모의 ‘지역개발교육센터’를 설립해 몽골 전역을 대상으로 전문 축산인 양성, 주민 지도자 리더십 교육 등에 힘쓰고 있다.

 

<몽골 가축은행 사업으로 우유를 생산하는 현지 주민>

 

 

현지 주민과 소통에 힘쓰다

 

지구촌나눔운동의 활동이 현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확산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절차를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며 진행하는 ‘거버넌스’ 방식 덕분이다. 김혜경 이사장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실정을 파악하고 어떤 것을 같이 할 수 있는지 현지 파트너와 협의해 계획을 세운다.”고 말한다.

 

“오래 전에 베트남에 봉사단을 파견해 ‘문화 교류의 밤’을 주최했어요. 봉사단에서 부채춤, 사물놀이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해 행사를 열었어요. 그런데 베트남 청년들이 ‘교류의 밤인데 왜 우리 문화는 없고 한국 문화만 있냐’고 해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베트남 청년들의 공연도 같이 진행했는데 한국 청년들도 많이 배우게 되더군요. 그 이후부터 일방적인 지원이 되지 않도록,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더 생각하며 사업을 진행하게 됐어요.”

 

지구촌나눔운동은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현지에서 직원들을 채용한 후 개발협력 사업의 실무자로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중 우수한 실무자는 현지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활동한다. 몽골에서는 현지인 실무자가 뛰어난 사업수행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 2012년 한국인 책임자로부터 사업소장직을 위임받아 현재까지 몽골사업을 이끌고 있다.

 

<케냐 오토바이 택시기사 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한 현지기사들>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구촌나눔운동은 베트남, 몽골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케냐, 르완다 등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케냐에서는 대중교통인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에게 교통안전, 오토바이 운행, 정비기술을 교육하고 이들을 조직화해 교통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르완다에서는 암소은행 사업과 함께 주식인 카사바 가공공장 건축, 공동농장 조성 등을 추진했다. 이외에도 동티모르, 미얀마, 태국, 에티오피아 등에서 저소득 주민 소득증진, 농업 및 축산 기술역량 강화, 주민 협동조합 조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한 끼의 끼니를 채우는 빵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마을이 스스로 자립하도록 돕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지구촌나눔운동은 지난 26년간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자립의지와 역량을 강화하는 등 자립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매진해왔다. 현지 주민과 마을 공동체에서 주도적으로 변화와 자립을 이루도록 지원하며 지구촌의 가난한 주민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혜경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과 지구촌나눔운동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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