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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선생님의 ‘한국 사랑’,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다! 등록일: 2012.06.29

남아공 선생님의 ‘한국 사랑’,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다!

희귀난치성 뼈암 앓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환자 14시간 대수술 무사히 성공
시한부 인생 마지막 종착지 한국 선택, 기적같은 한국 의료진의 손길로 새 삶 찾아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 - 서울아산병원, 간ㆍ갈비뼈ㆍ횡경막 등 절제 수술로 종양 제거

“I LOVE KOREA.”

지난 6월 5일 아침 7시. 가슴 종양 제거 수술을 위해 수술장으로 들어가는 남아공 출신 암 환자 피터씨가 연신 고마움을 표시한다.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지만 그의 눈은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나는 남아공 사람이지만, 나를 진짜 한국 사람으로 대해주는 내 가족 같은 한국인들 곁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한국에 돌아왔다. 나의 한국 사랑이 이러한 기적을 불러 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 의료진들을 믿는다. 고마울 뿐이다.”

‘연골육종’ 이라는 희귀난치성 뼈암에 걸려 1년 여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외국인 환자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제 2의 삶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기적과도 같은 기회의 주인공은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피터씨(Venter Petrus Jacobus, 57세)입니다.

그와 한국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갑니다. 2001년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노동법 관련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피터씨는 큰 실의와 좌절을 겪고 남아공에서 타 국가로 생활의 터를 옮기고자 결심을 합니다.

그때 우연히 보게 된 인터넷 광고를 통해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피터씨는 한국행을 결심, 2001년 11월부터 한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온 후 매 순간 한국인으로부터 엄청난 감명을 받았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폐허였던 한국이 이 정도까지의 성장을 이룩하다니, 이러한 기적을 이룬 한국인들의 열정과 노력에 감동했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외국인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에 마음이 열렸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제 인생 그 어느때 보다 행복했다.”

그 후, 피터씨는 2009년까지 9년 간 영어 학원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파란 눈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2006년부터 가슴과 등 부위에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끼던 피터씨는 2009년 결국 휴가를 내고 고향 남아공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첫 검사에서 어떤 이상 소견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통증은 여전히 그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2010년 다시 찾아 간 남아공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뼈에 암이 생기는 연골육종이라는 암 판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음주나 흡연을 지나치게 하지 않았고, 평소 꾸준히 운동해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그였기에 다른 이보다 더 좌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남아공에 남아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병세에는 차도가 없었습니다.

결국 남아공 현지 의사로부터 1년 여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피터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1년이라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2011년 3월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을 지켜봐줄 가족조차 없는 타국이었지만, 그에게 한국은 가족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9년 가까이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인들이 말하는 정(精) 문화를 알게 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한번 맺어진 관계는 끈끈하게 이어졌다. 2005년부터 매해 스승의 날에는 아이들의 부모들이 학원으로 찾아와 식사를 함께 했다. 그리고 내 생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생일 파티를 가졌다.”

“모두들 나를 가족으로 생각했다. 남아공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행복한 경험이었다.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국인들을 기억에서 지울 수 없었다.”

한국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할 생각으로 온 그에게 뜻 밖의 만남은 기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2012년 4월, 근무하던 영어 학원 앞에서 6년 전 자신이 가르쳤던 한 여자 아이가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피터씨는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와 얘기를 나누다 자신의 병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 소녀는 그의 사연을 그 날 저녁 자신의 가족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로 근무하고 있던 소녀의 아버지는 이러한 딱한 사정을 듣게 되었고, 서울아산병원의 지원을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서울아산병원과 피터씨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사제의 인연이 만들어 낸 희망은 피터씨에게 다시 한번 생에 대한 의지를 주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벼랑 끝에 서 있던 피터씨에게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주었습니다.

피터씨가 지난 5월 서울아산병원을 내원했을 당시, 갈비뼈 및 간, 늑막, 장간막, 후복막, 우측 체부의 근막, 횡격막 등 여러 부위에서 대형의 다발성 종양 재발이 의심되었습니다.

연골육종은 종양 중에서도 육안으로 확인된 부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하여 급속히 커지기 때문에 모든 재발 부위를 찾고 제거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게다가, 피터 씨의 경우 수술 범위 또한 매우 광범위해 수술 방법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었습니다.

지난 6월 5일.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ㆍ흉부외과ㆍ성형외과 의료진이 참여한 13시간 50분의 대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피터씨의 수술을 담당한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팀은 오른쪽 가슴 및 허리의 피부와 근육, 흉벽, 횡경막, 간 등을 절제해 종양을 모두 제거했으며, 갈비뼈 절제와 근육 및 피부 재건을 위해 흉부외과, 성형외과의 의료진이 수술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장시간에 걸친 수술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고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에서 완연한 회복 추세를 보인 피터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퇴원을 하루 앞둔 피터씨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았고 최선을 다했으며 사랑을 베풀려고 한 것이 이러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던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에서 인정을 베풀었던 것이 이러한 기적을 불러 왔다. 한강의 기적처럼 나에게도 기적이 찾아온 것이다.”

“완치되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 아이들을 위하는 더욱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다시 한번 한국인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수술을 집도한 서울아산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는 “피터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 연골육종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운 드문 병이나, 이번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 수술 전 계획대로 종양을 모두 제거하였다. 그리고 연골육종의 특성상 재발의 가능성이 높기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찰이 꼭 필요하다. 우리 의료진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앞으로의 건강을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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